많은 사람들은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끝없는 욕망의 충족을 위해 몰두하다가
행복으로 가는 문을 잃어버린다.
좀더 큰 이익, 좀더 많은 재산, 좀더 남보다 앞서려는 욕망을 따르다 보면
친구로부터의 신뢰도 잃고 건강도 잃고
결국, 행복의 문에서 점점 멀어진다.
욕망이 채워지지 않을때의 갈등과 괴로움,
이것이 번뇌의 실상이다.
그래서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건강이 가장 큰 이익이고, 만족이 가장 큰 재산이며
신뢰가 가장 귀한 친구이다,
그러나 마음의 평화보다 더한 행복은 이 세상에는 없다."  
                                                      - 서울대입구역 지하철 어느 벽에서 -


'피의 화요일' 이후 현실세계와 공상과의 접점이 맞지 않아 혼란스러워 했던 Brush. 키즈에서는 버섯님이 위로를 해준다고 고기를 사준다고 하다.

저녁은 준영형에게 베트남 쌈을 얻어먹었다.
등록금 문제가 가장 골치 아프긴 하지만 어떻게 되겠지라고 생각해버렸다. 부모님께 말씀드릴수도 없고 이거참 :(

저녁을먹고 길을 건너려고 서울대입구역 지하철역 밑으로 내려갔더니 지나가는 많은 이들이 역에 설치되어있는(무려4개나 된다) TV 로 아시안 컵 축구를 보고 있었다. 나도 궁금하여 슬쩍 다가가 보고 있자니 갑자기 누가 말을 걸어왔다.
흰색 면티에 오렌지색 나시를 걸친 처자였다.
"저기 몇대 몇인지 아세요?"
"아뇨. 저도 눈이 안좋아서 ^^.. "
" 아 네.. "

" 아 자세히 보니 0:0 인거 같애요."
"그런데 지금 4강 인건가요?"
"네 4강이요 ^^"
잠시 뜸을 들여 그녀가 다시 말한다.
"어디랑 하는지는 아세요? ㅋ"
"아 이란인가 이라크인가 그렇지 않나여;;"
"이라크요~ 이기면 결승이에요 ^^"

경기는 싱겁게 비겼고 연장전을 위해 휴식시간에 들어가자 많은 사람들이 각자 갈길로 가는듯 했다. 그녀 역시 머뭇거리다 떠나갔다.

길거리에서 누가 먼저 말을 걸어온적이 얼마만인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종교관련제외)
푸르덴셜에서 라이프 플래너로 일하는 세원형은 나에게 사람에게 잘 접근못하거나 또는 그런 필요성을 전혀 못느끼지 않느냐고 지적한 적이 있는데, 그정도는 아니더라도 확실히 옛날에 비해서는 스스럼없이 누군가와 얘기한다거나 자연스럽게 친구를 만드는 걸 소홀히 하게 되었던 것 같다.
유럽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아무나 잡고 말걸었던 것을 생각해보면, 역시나 서울에서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사람의 소중함을 다들 잊게 되는게 아닐까.
5학년 때까지만 해도 운동, 스포츠를 워낙 좋아해서 남자들에게 인기가 무척 좋았던 것 같은데 어느 순간..(어머니가 심심하다며 머리에 파마를 시킨 날 이후) 왠지 타인을 의식하게된 것일까. -.-;;

아니면 학창시절의 교사들과의 트러블, 그리고 그런 일들이 쌓이고 쌓여서 스스로에게 방어막을 치고 있는게 아닐까.

단 한가지 확실한 건 유럽이였다면 축구소녀와 같이 맥주를 마시면서 연장전을 즐겼을 거라는 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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