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날 때까지는 아직 끝난 게 아니다 - 요기 베라 -

"좋은 능력을 가지고 결정력이 없어 삽질만 계속 한다."

같이 스터디를 했었던 보금이가 어제 네이트온으로 해준 이야기다.

좋은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는 의문이지만 대체적으로 맞는 이야기인것 같다. 보금이는 일부러 거친 표현을 썻다고 사과했지만, GuyBrush 는 전혀 화가 난다거나 삐진다거나 하지 않았다. 맞는 지적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인 것 같다. 진실 앞에서 GuyBrush는 언제나 관대하다 .. -_-;

오늘은 복싱 4일차. 간단한 스트레칭과 줄넘기 500회. 오른손잡이라서 왼손 잽을 100회 연속하니 무척 힘들었다. 확실히 왼쪽이 단련되어 있지 않은 것 같다. 왼손잡이라고 할 껄 T_T
도장의 사무를 보는 여직원이 83년생인데 진여고 출신이었다. 같은 재단(?)출신의 고등학교라 그런지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성격도 착한거 같아서 도장에서 이야기를 할 사람이 생긴 것 같다.

홍수환 권투도장에 입부 신청을 했다. 도장은 선릉역 2번 출구 쪽에 위치하고 있다.
오늘 1일차.. 열심히 줄넘기를 하다 .. -_-;

"엄마 나 챔피언 먹었어" 의 주인공도 세계챔피언의 벨트를 반납한채 어느새 반백의 머리로 도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포항공대 체육관에서 농구를 할때 완전 몰입해서 지치고 지칠 때까지 백코트를 하던 시절이 생각났다. 절에서 밭을 일구고 시냇가에서 물고기를 잡으며 수련을 하던 그림을 그리던 것도 떠올랐다.
자기 파괴 본능이 꿈틀거리는 것인가 .. -_-;

GuyBrush 스스로에 대한 실망을 가득안은 채 열심히 샌드백을 두들기다.

고대의 역사와 유물의 탐구와 대화. 오래전 선조들의 지혜에 대한 교감. 우주의 광활함과 자연의 부드러움. 그리고 그속의 GuyBrush. 기껏 생각해 냈다는 것이 겨우 치과의사를 하겠다고. 그리고 그것조차 두려움에 떨며 용기를 버린채 나아가지 못하다니.. 이제껏 무얼 배워왔는지, 무얼 위해 살아왔는지 한심하다.    

Crucify my identity.


다음날

TV에서 취재가 나와 혼자 묵묵히 샌드백을 쳤다. 카메라가 찍어갔는데 방송에 관계 없이 묵묵히 샌드백만 치던 guybrush에게 조금 질린듯 했다.. -_-;
손가락에 작은 상처가 나서 피가 흐른데다가 맞지 않는 신발을 신고 스텝을 밟았더니 껍질이 벗겨져 계속 할 수 없었다. 아쉬움과 무력감이 교차했다. 헐헐;

12.29
금요일 저녁 미디토크 동호회에서 송년회가 있었습니다. 무려 30명이 넘는 사람이 강남역 헤르젠에서 모여 지난 1년간을 되돌아 보는 시간을...  술을 먹었습니다.. -_-;

모임 내 인기 투표를 해서 당당히 2등을 한 GuyBrush는 로또를 상품으로 받았습니다. ^ㅜ^=b
인기투표라... 돈을 뿌린 효과가 있었습니다.. -_-;

아무튼, 된다면 좋지만 안되도 다시 노력하겠다는 그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며, 그에 비교되는 GuyBrush의 소심함에 고개를 떨구었습니다. 사실 전날 까지 패닉, 쇼크, 암울 상태에 빠져 있던 터라 모임에 갈지말지 한참을 고민했던 GuyBrush였습니다.

저는 언제 쯤이면 용감해질까요..? 헐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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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1
선릉역에 다시 아르바이트를 하러 왔습니다. 시골에서 올라오신 듯한 할머니가 애타게 공중전화기를 찾으시길래 핸드폰을 빌려 드렸습니다. 적힌 전화번호로 전화를 했으나 응답은 없고.. -_-; 다시 다른곳으로 전화를 해서야 겨우 연결이 되었습니다. 요금을 주시겠다는 끝까지 우기시는 할머니에게 괜찮다고 한 GuyBrush.. 고맙다는 말을 5번은 들은것 같습니다. 별거 아닌일인데 좀 머슥했던 듯 -_-;


"내 인생의 주인은 나 자신이요. 더 이상 잃어버릴게 없는데 무얼 두려워 한단 말이오"
 - 란셀롯 -

"Call me so dirty coward." - GuyBrush, 2006.12.28 -

스스로에게 무지 실망해 화가 나다.. 헐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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